[방송] TV방송 `자막공해' 위험수위

「서세원쇼 아름다운 밤이 시작했습니다. 미국에는 「오프라쇼」가 있지만」「김국진의 입에 주목하세요. 객석으로 튀었음. …무안한 국진-구강구조상(?)」「나 형광등인가봐, 이쁘고 볼일이야」「혼났DAY」「국민과의 토크」 최근 각 방송사들이 무분별하게 내보내는 자막처리된 일부 내용들이다. 방송사들은 최근 청각장애인, 직업성 및 노인성 난청자 등을 위한 자막방송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쇼 프로와 심야토크쇼에 등장하는 자막들이 무분별, 무차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자막방송의 본뜻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오히려 「자막공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언론을 위한 시민연합은 지난 1월 공중파방송 3사의 주말 저녁시간대 쇼 및 심야토크쇼 프로그램 6개의 자막을 모니터한 결과 『방송사들이 외국 프로그램을 모방, 수많은 문자들을 무책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니터 대상 프로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21세기 위원회」, KBS 2TV「서세원쇼 아름다운 밤」과 「자유선언」, SBS「김혜수 플러스유」와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등이다. 시민연합이 자막방송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불필요한 자막의 난립」이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토크쇼 진행자와 출연자의 멘트 전체를 무분별하게 자막으로 처리, TV 시청자를 혼란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실수를 강조하기 위해 문자의 크기를 확대시키거나 색을 달리하는 그래픽 처리를 함으로써 특정인의 행동이나 실수, 신체적 특징을 비난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공개 토크쇼 진행자의 반말투나 고압적인 말투 등의 문제도 자막방송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진행자는 출연자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반말투로 말을 해서는 안되는데 빈번하게 쓰고 있고, 자막도 「둘 중에 누가 더 예뻐?」라는 식으로 나온다. 또 다른 문제는 선정성이다. 일상적인 언어를 문자화로 강조해 시청자로 하여금 뭔가 자극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또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과 국어문법에 맞지않는 조어 등으로 바른 국어문법을 손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연합은 『방송은 바른 국어생활을 해치는 어조 및 비속어, 은어 등을 사용해서는 안되고 사투리나 외국어, 외래어 사용에 있어서도 국어 순화차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방송규정이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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