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17일 전날 3자회담 결렬에 따른 책임론을 상대에게 전가하며 추석 귀향 민심 잡기에 나섰다. 회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각 당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추석 연휴 여론을 주도하기 위한 행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시차를 두고 당내 지도부를 대거 대동하고 서울역 대합실에서 귀향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자신의 당 입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새누리당은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황 대표는 오전10시께 현직 의원과 당직자 등과 함께 '고향에 잘 다녀오십시오'라는 띠를 두르고 귀향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황 대표는 홍보영상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고향의 가족처럼 항상 믿고 의지할 수 있고 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새누리당이 두 팔을 걷어붙이겠다"며 "이를 위해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서 민생과 경제활성화에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날 오후부터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 지도부 10여명이 서울역을 방문해 홍보전단을 직접 나눠줬다.
민주당은 전단을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국민명령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판, 경제민주화 관련 홍보 내용, 수산물 안전대책 촉구 등의 내용도 담았다.
여야는 이 같은 장외 홍보전과 함께 상대방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서 "보름달은 차오르는 데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지고 민생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진다"며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국민의 뜻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걸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회를 완전 팽개치고 민생을 외면했던 것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의 새누리당"이라며 "야당 탓으로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오늘의 민생이 너무 고단하고 힘겹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을 집중 성토했다. 황 대표는 "상대방의 의견 존중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게 대화의 본질"이라며 "투쟁과 강요로 일방의 의사를 관철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인 대화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박 대통령이 전날 회담에서 개혁과 민생에 관한 야당 측의 예기에 화답하면서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면서 민주당에 "어제의 결론적 태도를 정중하게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