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shopping, 우수제품 지구촌 안방 전달… "우리가 해외 진출 전도사"

中·베트남 현지업체와 합작 브랜드 알리고 매출도 증대
상품 수출지원 시스템 가동 판로개척·현지화 컨설팅도

인도 스타CJ의 방송 스튜디오에서 현지 쇼호스트들이 세화피앤씨의 염색약 '리체나'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오쇼핑

태국 홈쇼핑 트루GS의 쇼호스트들이 쉐프라인 프라이팬 세트의 특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GS샵



지난 1일 필리핀의 TV홈쇼핑 채널 ACJ에 유리로 된 텀블러가 상품으로 나왔다. 텀블러 제조사는 국내기업인 삼광글라스. 국내 소비자에게도 '글라스락'으로 익숙한 삼광글라스의 세련된 유리 텀블러는 방송 시간 내내 쇼호스트들로부터 집중 조명되면서 현지인의 주문 전화가 쇄도했다. 또 같은 날 중국 동방CJ에는 부원생활가전의 도깨비방망이가, 베트남 SCJ에는 세화피앤씨의 리체나 염색제가 각각 현지 스튜디오에서 각광받았다.

이날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한 홈쇼핑 채널은 중국·베트남·태국·필리핀·인도·일본·터키·한국 등 7개국의 8곳. 이들은 모두 CJ오쇼핑이 현지업체와 합작 등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홈쇼핑 채널로 CJ오쇼핑이 만우절을 맞아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을 집중 소개하는 '오쇼핑데이' 이벤트를 기획해 같은 날 동시에 실시한 것이다.

김윤구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오쇼핑데이 행사를 위해 한 달 전부터 각국 현지에서 인터넷과 신문 지면 등을 통해 광고했고 행사 당일에는 글로벌소싱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CJ IMC가 선별한 한국 중소기업을 다수 배치해 해외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날 하루 실시한 글로벌 프로모션을 통해 올린 매출은 3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행사 때보다 3배나 늘었다"며 "분기마다 계속 같은 이벤트를 펼쳐 매출 증대와 중기 브랜드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홈쇼핑의 해외 진출국이 10개국으로 늘어난 가운데 각국 홈쇼핑 채널을 통해 소개되는 중소기업 상품의 종류와 매출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홈쇼핑이 중기 상품의 한류를 이끌고 있는 것.

CJ오쇼핑이 지난해 해외에서 판매한 한국상품의 판매규모는 2,150억원. 2011년 1,000억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2,000억원을 넘겼다. 특히 가장 많이 수출된 상품 1~10위를 모두 중소기업 상품이 차지하는 등 전체 수출 상품의 70%가 중소기업 상품이었다는 점은 홈쇼핑이 그동안 국내에서 중소기업의 판매 창구 역할을 한 데 이어 최근엔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판로까지 제공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CJ오쇼핑뿐만 아니라 GS샵 역시 올해 더 많은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 채널을 통해 내보낼 계획이다. GS샵은 2012년 무역의 날 '오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천만불 수출탑'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이천만불 수출탑'을 노리고 있다.

조성구 GS샵 글로벌사업본부장은 "2011년 7월부터 홈쇼핑 진출국은 물론 미국·대만·뉴질랜드 등 비진출국에도 중소 협력사 상품을 수출했다"며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기업이 중소기업 제품만으로 수출탑을 수상한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GS샵은 현재 '중소기업 수출지원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 상품을 직접 사들인 다음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 홈쇼핑에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GS샵은 현지에 없는 다량의 우수제품을 확보했고 중소기업 역시 재고부담과 수출 과정에서의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지 시청자 역시 한국 인기상품을 안방에서 싸게 살 수 있어 반응이 뜨겁다. 일석삼조의 효과다.

또 GS샵은 중소기업 수출을 대신해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직진출을 돕기도 한다. 태국의 트루GS에 입점해 큰 성공을 거둔 해피콜은 GS샵 지원 아래 지사를 개설했다. 해피콜은 태국에서 트루GS를 비롯한 한국 홈쇼핑업체뿐 아니라 현지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업체와도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CJ나 GS에 비해 해외 진출이 다소 지연됐지만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고 그동안 철저하게 시장 분석을 진행한 중국에 국내 중소기업 상품 소개를 강화하고 있다.

곽현영 현대홈쇼핑 글로벌사업팀장은 "2011년 7월 중국에 '상하이현대가유홈쇼핑'을 설립한 이래 지난해까지 50여개의 국내 중소기업 상품의 현지 판매를 지원했다"며 "올해는 100여개 우수 중기 상품을 엄선해 현지 방송 판매를 적극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위해 협력사들이 언제든지 중국 홈쇼핑 진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고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중국 진출 전략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재 중국 외 다른 국가 진출도 검토 중인 만큼 더 많은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 팀장은 "무작정 해외 진출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 꼼꼼한 현지화 과정을 거쳐 중기제품 판로 확장을 돕고 있다"며 "우수한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이 성공적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홈쇼핑은 현대H몰을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몰인몰' 형태로 입점시켜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국내 상품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중국판 '해외 직구'도 지원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현대백화점 전용 상품과 현대홈쇼핑 히트 상품 등 3,00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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