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 사고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인천신항에서도 인화성 액체물질이 담긴 탱크로리에서 화학작용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다.
중국에서 들어온 해당 탱크로리는 엄격하게 통제된 위험물 야적장에 10일째 적치돼 있다가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신항 부두 운영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49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에서 21t 탱크로리의 철제 뚜껑이 내부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나갔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송도 국제도시에서도 보일 정도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 주민 장모(43)씨는 “차량을 몰고 가는데 검은 연기 기둥이 보여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해당 탱크로리가 있던 위험물 야적장은 인천항만공사의 위탁을 받은 부두 운영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주식회사가 관리하고 있다.
선광터미널은 사고 직후 한국해사위험물검사소 등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탱크로리에는 합성수지 원료로 사용되는 액체물질인 ‘푸르푸릴 알코올’이 가득 담겨 있었다.
푸르푸릴 알코올은 4류 위험물로 지정된 인화성 액체 물질이다.
이 탱크로리는 중국 칭다오항에서 출발해 지난달 말 인천신항에 도착한 뒤 위험물 야적장에 10일째 적치된 상태였다.
부두 운영사 측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폭발 사고가 일어나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선광터미널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 30분께 해당 탱크로리가 중국에서 들어온 뒤 엄격한 통제 아래 관리했다”며 “안전관리자 1명 외에는 누구도 위험물 야적장에 들어갈 수 없는데 저절로 사고가 일어나 황당하다”고 말했다.
선광터미널과 전문가들은 누군가에 의한 인위적인 폭발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화학작용에 의한 자연 폭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광터미널 측은 터미널 내에 적치된 위험물 컨테이너에 대한 안전점검을 했으며 경찰의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면 예방책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