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6조7,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는 올해도 스마트폰·TV·반도체 등 각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올해 실적의 경우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1·4분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4일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간 실적 흐름은 예년과 비슷하게 상저하고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 1·4분기에는 정보기술(IT) 산업의 계절적 비수기로 부품과 TV 사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과 유럽 등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되지만 신흥국가의 통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IM(IT·모바일) 부문은 올해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리더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대비 10% 중반 이상 성장하고 태블릿PC 시장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올해 중국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은 7,000만대 수준으로 더욱 빨리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유럽 등의 LTE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시장 성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블릿PC는 대화면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성장시장인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올해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TV는 올해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고화질(UHD) TV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UHD TV 시장규모가 지난해 190만대에서 올해 1,270만대로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UHD TV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커브드(곡면) TV와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D램 출하는 전년 대비 20% 중반, 낸드플래시는 30% 중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D램은 서버용 등 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모바일 D램도 스마트폰 성능 향상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낸드플래시 역시 데이터센터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용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20나노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해상도 한계를 넘은 차세대 '아이소셀 센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를 늘릴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TV와 태블릿용 LCD패널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채용 제품군이 늘며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가전 시장은 지난해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역 특화형 전략 모델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 등 웨어러블(착용하는) 기기 사업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김 전무는 "웨어러블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신규 콘셉트의 제품을 계속 출시해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웨어러블 제품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고 스마트폰·스마트카와의 연동성도 증대해 실적 기여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