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세미테크 결국 상장 폐지

코스닥 시총 4,000억 증발…
소액주주, 회계법인과 거래소 등에 소송 낼 것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던 네오세미테크가 결국 퇴출되게 됐다.

23일 한국거래소(KRX) 상장위원회는 3시간에 걸친 회의에서 네오세미테크를 상장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인 지난 3월24일 네오세미테크의 시가총액이 4,083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자산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됐다.

태양광 산업의 ‘다크호스’로 불리던 네오세미테크가 코스닥시장에서 쫓겨난 직접적인 이유는 분식회계 때문. 네오세미테크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분식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재무제표가 세 번이나 수정됐다. 이를 통해 매출액은 당초 1,453억원에서 187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312억원 흑자에서 15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마디로 그동안 실적을 ‘뻥튀기’ 해왔던 셈이다. 네오세미테크는 결국 대주회계법인으로터 3월에 이어 지난 2일 또 한 번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퇴출 도마 위에 올랐다.

네오세미테크는 3월 전까지 지식경제부와 산업은행 등으부터 유망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주주들의 허탈함은 더 컸다. 특히 산업은행은 네오세미테크를 ‘제 1호 글로벌스타 기업’으로 인증했고, 지식경제부 장관과 여러 정치인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네오세미테크의 소액주주들은 법적 대응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정원기 네오세미테크 주주연대 대표는 “회사의 전∙현직 경영진과 감사의견 ‘적정’을 냈던 인덕회계법인, 우회상장 과정에서 관여한 KRX와 삼일회계법인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정리매매 이후 주식을 모아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액주주 30여 명은 개선기간을 부여하라며 KRX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네오세미테크는 오는 25일부터 일주일 간의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다음달 3일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재상장은 가능하지만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와 반기보고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1년 반 후에나 코스닥 재입성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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