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출범을 위한 이탈리아의 연정 구성협상이 결국 무산됐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정협상에 나섰던 중도좌파 민주당의 피에르 베르사니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회동한 직후 “새로운 정부구성을 위한 시도들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다른 정당을 상대로 벌인 협상들이 결정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상ㆍ하원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탈리아 주요 정당은 정부 구성을 위한 연정 논의를 벌여왔다. 민주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합인 국민당을 제외하고 5성운동 등 다른 소수 정파와의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현지 정계에선 지난 27일 민주당과 5성운동의 최종 협상이 실패하면서 연정구성 협상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는 형편이다.
이탈리아 정치평론가 스테파노 폴리는 “베르사니의 정부가 구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정 구성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를 물색하는 것은 물론, 현 정국을 돌파할 타개책을 검토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연정협상 무산에 따른 정치상황을 평가하면서 현재의 정치적·제도적 틀 내에서 가능한 진전방안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29일 국민당과 민주당 관계자들을 오전, 오후에 차례로 만나 연정 구성을 위한 새로운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폴리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마리오 몬티 내각처럼 정치적 색깔이 다소 약한 기술관료형 총리를 새로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정국이 안정되지 못하면 키프로스 사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를 거쳐 유로존 전체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며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세계 금융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