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영유아 설사 주범 로타바이러스 생후 3개월전 예방백신 접종을

박문성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사람들의 어깨는 움츠러들지만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을 일으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장염을 일으킨다.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초보 아빠 이휘재가 장염에 걸려 괴로워하는 쌍둥이를 바라보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짓기도 했다. 특히 바이러스성 장염은 어린이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환으로 부모가 미리 예방에 신경 쓰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바이러스성 장염 중 가장 흔한 것이 로타바이러스 장염이다. 5세 미만 영유아들 중 95%가 한 번은 감염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영유아 설사병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힌다. 이 병의 발생시기는 주로 날씨가 쌀쌀해지고 건조해지는 9월부터 겨울을 지나 초봄인 3~4월까지 기승을 부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년 내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감염 초기에 열·콧물·기침 등의 감기 증상으로 시작한다. 1~2일 지나면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먹은 음식뿐만 아니라 물이나 약까지도 모두 토해내고 이내 설사 증세를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영아들이 수시간 이내에 탈수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을 해야 한다.

병원에서도 환자를 격리하지 않고서는 다른 어린이로의 전염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한 어린이가 이 병에 걸리면 같이 있던 대부분의 어린이들도 전염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써 로타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예방책은 백신접종이다. 국내에도 2가지 종류의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생후 6주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이전의 어린이들은 백신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우나 로타바이러스 장염이 생후 3개월(12주)부터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생후 3개월 전에는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건강은 부모의 책임이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책임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조금만 방심할 경우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위생 관리와 함께 빠른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로타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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