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해임안] 자민련이 흔들린다

이미 내각제 개헌 연내 유보와 신당창당설 등으로 내분과 갈등을 겪었던 자민련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金총리 해임결의안을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한나라당이 해임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민련 내 반JP 의원들을 부추겨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 자민련은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각제 개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공동정부에서 철수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펼쳤던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비롯한 충청권 매파 의원들이 이번 해임결의안을 金총리에 대한 압박작전의 계기로 삼을 경우 자민련은 사분오열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자민련 의원 55명 가운데 내각제 강경파는 20여명선으로 충청권의 매파는 김수석 부총재를 비롯해 이인구(李麟求)부총재 강창희(姜昌熙)전총무 이원범(李元範) 김학원(金學元) 이완구(李完九) 변웅전(邊雄田) 김칠환(金七煥) 조영재(趙永載) 이재선(李在善)의원등 15명 정도며 비충청권에서도 김종학(金鍾學)의원등 일부가 강경그룹으로 분류된다. 이들중 일부는 사석에서『내각제를 포기한 채 자민련 깃발을 내걸고 내년 총선에 임할 경우 승산이 희박하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는 등 金총리와의 결별도 불사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따라서 연내 개헌이 완전히 물 건너간 마당에 이들 일부 내각제 강경파 의원들이 독자세력화를 모색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이들 강경파 의원들이 金총리 해임결의안 표결과 관련 돌발적인 입장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한 측근은 『공동여당의 명예총재인 金총리가 야당의 해임결의안 때문에 물러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면서도 『현재로서는 해임결의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표결에 불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해 자민련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상당히 제한돼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JP가 그동안 보여준 모호한 태도와 당의 지도노선에 불만을 품고 있는 내각제 강경파 의원들이 표결 당일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민련은 내홍의 연속선에 있다. 박민수기자MINSOO@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