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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제동을 건 가운데 제일모직 2대 주주인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였다. 다음달 합병을 결의할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삼성그룹 수뇌부의 긴장감도 나날이 팽팽해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 230억원어치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다음달 17일 합병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의 매수시한(9일)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제일모직 지분 10.18%를 보유하고 있는 KCC가 삼성그룹 우호지분을 늘리며 백기사로 나섰다는 기대가 제기된다. 그러나 투자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삼성그룹 사장단도 긴장감을 역력히 내비치고 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10일 정기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주주마다) 각자 주주가치를 제고한다지만 목표는 서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것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은 이날 "(엘리엇의 공격에) 잘 대응해야 한다"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18일부터 오는 8월28일까지 구주권 제출기간 및 채권단 이의 제출을 거쳐 9월1일자로 최종 합병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