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공직자에게

바둑을 처음 배울 때 귀가 아프도록 듣는 말이 있다. 『정석을 모르고는 바둑을 두지 말라』는 말이다. 이 말의 참뜻은 바둑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만 그 기초 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창의적인 기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선수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기본기가 충실해야 대선수가 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성취해야 할 목표를 향해 새롭게 출발할 때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을 새로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게 되면 누구나 나름대로 남다른 각오를 하게 된다. 가령 교육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은 근대 교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페스탈로치를 이상으로 생각할 것이다. 간호사가 되려는 사람은 크리미아 전쟁에서 보여준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백의(白衣)의 천사를 꿈꿀 것이다. 그래서 초심(初心)이 소중한 것이며 모두 이를 지켜 나가려고 힘을 쓰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전남도에는 수습행정관 6명과 사법연수생 2명이 공직자로서 출발하기 위해 필요한 소양을 쌓고 있다. 이들의 건강하고 패기 넘치는 모습에서 당찬 꿈과 희망찬 미래를 느낄 수 있다. 무슨 일이든지 국민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봉사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존경받는 공직자가 되겠다는 굳은 결의가 눈과 표정에 서려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이런 새내기 공직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금 시작할 때부터 공직자가 지켜야 할 원칙과 자세 등을 나름대로 확고히 정립하고 실천할 다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공직생활 내내 공정하고 소신있게 일하면서 자기자신의 포부와 뜻을 펼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가면 되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태도다. 왜냐하면 공직을 처음 시작하는 지금 같은 때 가치관과 기초를 바르게 다져 놓지 못하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초가 바르지 못한 상태에서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여 직위가 올라가게 되면 행하는 일이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문제를 깨닫고 고치려 해도 바로 잡기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자신의 임무에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실패한 예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큰 눈을 가지라』는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사소한 것들에 너무 집착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큰 일을 하려면 작은 희생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제 능력있고 존경받는 공직자가 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매사에 임할 수 있는 바른 자세와 기본을 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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