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법원이 갤럭시탭10.1의 유럽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삼성전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열리는 최종 판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반면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증거자료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독일과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 지역에 대한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10일부터 추가 수입이 금지됐던 갤럭시탭10.1의 유럽 수출이 즉시 재개됐다. 독일이 제외된 것은 애플이 삼성전자 독일법인과 삼성전자 한국본사를 대상으로 각각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독일법원은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취소했지만 독일법인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그대로 유지했다. 네덜란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결정에서 제외됐다. 뒤셀도르프 지방법원 대변인은 "독일법원이 한국에 있는 회사에까지 법적 효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며 "이에 따라 10일 결정의 집행 범위를 독일 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디자인권과 관련한 애플의 주장을 보류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삼성의 경우 주로 통신표준 특허침해를, 애플은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모방에 집중돼 있다. 이번 소송도 애플은 삼성 갤럭시탭이 자사의 아이패드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제소했다. 따라서 이번에 독일법원이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했다 무효로 번복한 것은 디자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애플의 소송 여력을 반감시켰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독일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는 25일 열리는 최종 판결에서도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종 판결에 승소하면 애플을 상대로 갤럭시탭 판매금지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법원의 가처분 판결 취소로 갤럭시탭10.1의 표절 의혹은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며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공세에 차근차근 대응해온 만큼 오는 25일 열리는 최종 판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독일법원에 조작된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는 주장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갤럭시탭10.1이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와 다른 사진을 증거사진으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정보기술(IT) 매체 웹헤럴드에 따르면 애플은 독일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 갤럭시탭10.1과 아이패드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하지만 애플이 제출한 사진은 실제 판매되는 제품과 모양이 달랐다. 갤럭시탭10.1의 가로세로 비율은 각각 1대1.46이지만 아이패드(1대1.30)와 비슷한 1대1.36으로 가로 비율을 키운 것이다. 여기에다 액정화면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콘도 판매 제품이 아닌 시제품 사진을 사용해 최대한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삼성전자와의 특허 분쟁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독일법원을 비롯해 현재 소송하고 있는 다른 법원에도 이 사진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