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나탈리 우드는 살해됐다?

30년만에 죽음 재조사 나서

나탈리 우드는 과연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우드가 지난 1981년 11월 28일 LA 인근의 카탈리나 섬 해역에서 익사한지(당시 43세) 30년만에 최근 LA카운티 셰리프가 그의 익사에 관해 재조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은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범죄사건 전문가들은 이미 익사로 확인된 죽음을 재조사한다는 것은 그 죽음이 익사가 아닌 제3자에 의한 것임을 암시한다고 연예주간지 할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수사 당국이 우드 사망의 재조사를 발표한 것은 우드가 익사한 날 당시 남편인 배우 로버트 왜그너와 우드가 출연 중이던 영화 '브레인스톰'의 공연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큰과 함께 타고 있던 요트 스플렌더호의 선장 데니스 대번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왜그너와 월큰을 인터뷰는 하겠지만 이들이 혐의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데 대번은 과거 자신이 왜그너를 위해 위증했다면서 "왜그너가 당시 요트에서 실종된 우드를 찾는 일을 일찍 중단하지 않았더라면 우드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드 사망의 책임이 왜그너에게 있다고 말했다. 우드와 왜그너, 그리고 월큰은 당시 추수감사절 연휴를 스플렌더호에서 보냈는데 수사 당국에 따르면 요트에서 술을 마신 왜그너가 월큰이 우드와 너무 가깝게 지낸다고 시비를 걸면서 둘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왜그너와 우드 간에도 싸움이 있었고 그로부터 얼마 후 우드가 실종됐던 것. 결국 우드는 익사체로 발견됐고 수사 당국은 수영을 못하는 우드가 배에 매달린 소형 구조정의 느슨해진 줄을 단단히 매려다가 바다에 떨어져 익사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우드의 죽음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가장 큰 의문은 왜 왜그너가 우드가 실종된지 4시간이 지난 새벽 5시 11분이 돼서야 구조당국에 신고를 했느냐는 점. 당시 우드의 익사체를 건져 올린 구조대 반장은 "왜그너가 우드의 실종을 좀 더 일찍 신고했더라면 우드는 충분히 구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우드의 익사 재조사를 위해 수사관을 스플렌더호가 있는 하와이로 파견, 과거보다 발달된 과학적 수사방법을 동원해 요트를 샅샅이 재검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사를 위해 우드의 사체를 다시 파낼지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사건 재수사 발표가 나온 뒤 월큰(68)은 변호사를 고용했고 왜그너(81)는 "재조사를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변호사를 고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당국의 재수사 발표에 대해 LA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신문은 "우드 재수사는 카운티 교도소 내 간수들의 잔혹행위와 자체 기관 내 인종차별 문제로 연방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리 바카 셰리프가 자기에게 쏠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도 대번의 정보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대번이 지난 2009년 쓴 자신의 책을 팔기 위해 별 신빙성도 없는 정보를 제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우드 익사 사건의 재수사가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낼지 결말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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