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사진)이 미국의 비디오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에 투자해 불과 14개월 만에 최대 8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칸은 10~22일 아이칸엔터프라이즈와 계열사가 보유한 넷플릭스 주식 550만주 가운데 300만주를 매각하며 보유 지분율을 기존의 9.4%에서 4.5%로 줄였다. 아이칸은 지난 2006년 KT&G의 경영권을 공격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주주행동주의자다.
14개월 전 평균 매입가격이 주당 58달러이고 이날 종가가 322.52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칸의 투자이익은 아직 보유하고 있는 지분 4.5%의 평가차익을 제외하더라도 총 7억~8억달러에 달한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 들어서만도 248%나 급등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업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아이칸의 매입시점인 지난해 8월 이래 457%나 올랐다. 이 같은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와 '오렌지 이즈 더 뉴블랙'이 최근 연달아 흥행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아이칸의 주식매각 시점도 절묘했다. 전날 넷플릭스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올 3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아이칸은 22일 240만주를 한꺼번에 팔아 치웠다.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주가상승 국면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은 셈이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도 전날보다 9.15%나 폭락했다. 아이칸은 자신의 트위터에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테트 사라노스(넷플릭스 콘텐츠 총책임자), 케빈 스페이시('하우스 오브 카드' 주연배우)에게 고맙다"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