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분단 후 65년만에 첫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한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왕위치 주임위원(장관)이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에서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만나 양안 장관급 회담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양안 당국자가 공식회담을 여는 것은 국공 내전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소 상호 설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양안 정부기구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 언론 매체 상호 상주 허용 등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연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대화’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대만 측은 10월경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안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마 총통이 최측근인 진푸충 주미 대표를 최근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에 내정한 것도 양안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막후 역할을 기대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양안 연내 정상회담이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온 중국이 APEC과 같은 국제행사 공간에서 대만과 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이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으로 회담을 희망하는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난징을 방문하는 왕 주임위원은 중국 방문 이튿날 12일 쑨원의 묘를 참배하고 난징대학교에서 특강을 한다. 이어 13∼14일 상하를 방문해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하고, 현지 대만인 학교를 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