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포르투갈이 5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했다. 야당인 사회민주당(PSD)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구제금융 사태에 따른 정권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포르투갈 유권자 960만명은 이날 차기 내각을 구성할 국회의원 230명을 뽑는 총선을 치렀다. 이번 선거는 지난 3월 집권 사회당 소속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재정 긴축안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실시됐다. 총선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 언론들은 재정적자와 구제금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집권 사회당이 패배하고 야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사회민주당(PSD)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PSD는 36%의 득표율을 기록해 31%의 사회당을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PSD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다른 정당과 연정 구성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PSD는 12% 지지율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또 다른 우파 정당인 국민당(PP)에게 연정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PSD가 승리하면 PSD의 페드로 파소스 코헬료 당수가 총리직에 오르게 된다. 그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소크라테스 총리를 ‘포르투갈을 파산 직전으로 몰고 간 주범’이라 비판하며 유권자에게 PSD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민심은 차갑기만 하다. AP 통신은 “포르투갈 국민들 대부분이 ‘어느 쪽이 집권해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자포자기 심정”이라며 “그나마 최소한의 변화를 바라며 야당을 지지한 것”라고 전했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는 EU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실시해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를 지난해 9.1%에서 내년까지 4%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 급여 삭감, 세금 인상, 대규모 복지 부문 구조 조정 등이 불가피하다. IMF는 포르투갈이 재정긴축을 본격화 하면 향후 2년간 GDP성장률이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은 새 정부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재정 긴축으로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달 스페인도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이 재정난과 고실업률을 이유로 야당에 참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