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결산] 은해들 BIS비율 8%대 넘겼다

주택은 순익 4,500억.신한은 BIS비율 13% '1위'99년 한해 동안 순이익을 가장 많이 낸 은행은 주택은행이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서는 신한은행이 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 등 기업부문의 부실을 충당금으로 적립하기 전의 업무부분에서 올린 이익을 토대로 했을 때는 규모에 걸맞게 한빛은행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빛은행은 대우 부분의 손실이 2조원 가까이 돼 대우 유탄을 가장 크게 입은 은행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수치는 15일 시중은행들(서울·제일은행 제외)이 연말 결산 예상치를 잠정 집계한 결과 나타났다. 은행들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결산추정 현황을 일제히 보고했다. 결산 결과 시중은행들의 BIS비율은 대우 등 기업부분의 부실이 심했던 것을 반영, 모든 은행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중에서는 대우 여신이 가장 적은 신한은행이 13.06%로 하나·한미·주택은행 등을 1%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반면 주요은행 중에서는 한빛은행이 충당금을 3조5,700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를 적립함에 따라 유일하게 한자릿수(8.5%)의 BIS비율을 기록했다. 은행권은 그러나 당초 우려를 씻고 연말 증자 등에 힘입어 생명선인 8%를 모두 넘어섰으며 특히 외환과 조흥은행은 10%를 넘는 「호성적」을 거두어 이채를 띠었다. 결산추정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서울·제일은행은 BIS비율은 10% 안팎에서 맞출 방침인데 서울은행은 9.8%의 BIS비율과 2조4,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린 은행은 예상대로 주택은행(4,5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부실요인을 모조리 털어낸 탓이었다. 주택은행의 이익규모는 ㈜대우의 충당금을 75% 쌓은 것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은행측은 충당금 적립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 경우 이익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하나, 국민, 신한, 한미은행순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한빛은행은 막대한 충당금을 적립한 탓에 2조원의 적자를 기록, 최대 적자은행의 불명예를 안게됐다. 관심은 모은 대우부분의 손실규모에서는 역시 한빛은행이 1조9,000억원 규모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외환·조흥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도 1조원 안팎의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책은행과 서울·제일은행을 제외한 은행권 전체의 손실액은 5조원대로 나타났다. 충당금을 적립하기 이전의 이익규모, 즉 은행이 업무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에서는 한빛은행이 1조5,300억원을 기록, 규모에 걸맞게 최대 이익을 올렸으며 국민·외환·주택·조흥은행 등도 각각 1조원 이상의 이익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99년 결산은 기업부분의 부실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탓에 순이익 규모가 낮게 나타났다』며 『내년부터는 각 은행들이 클린뱅크의 원년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이익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적지 않은 기업부실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예상처럼 많은 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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