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고령연금을 대체할 기초연금 개정안이 정부안 제출 이후 4개월이나 지났지만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가 대타협을 이루지 않는다면 당초 오는 7월부터 지급될 예정이던 기초연금 지급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 오는 6·4 지방선거에서도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서로 상대방 때문에 타결이 안됐다며 비난할 공산이 크다. 그럼 누구의 주장이 옳을까.
◇새누리당, "재정건전성 감안해 국민연금과 연계해야"=정부와 새누리당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소득하위 70%(월 소득 인정금액 87만원) 이하 노인 중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매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로는 소득이 월 87만원 이하 노인 중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긴 65세 이상 노인들은 국민연금 지급액이 많은 만큼 이들에게는 최소 10만원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짧거나 지역 의료보험 가입자 중 보험료를 내지 못한 노인들은 국민연금 지급액이 작은 만큼 이들에게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결국 국민연금 지급액이 많은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국민연금 지급액이 작은 노인에게는 최대의 기초연금을 지급하자는 안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국민연금과 연계한 차등 지급안이 국민연금 성숙으로 인해 국민연금으로 많이 보장 받는 만큼 국가 재정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며 "복지 사각지대와 노인 빈곤층을 해결해야 하지만 국가 재정도 같이 판단해야 제대로 된 정책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새정치, '모든 복지서비스는 소득연계'=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기초노령연금 △긴급복지지원 △기초생활 수급자 △노인돌봄 종합서비스 등이 모두 소득과 연계돼 있다는 주장이다. 유독 기초노령연금을 재편하기 위한 기초연금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하자는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반론이다. 이들은 특히 국민연금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한 노인에게 기초연금 지급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는데다 국민연금 지역 가입자들의 경우 국민연금 납부를 하지 않고 차후에 국민연금 지급액을 적게 받는 대신 기초연금을 많이 받는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현 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이 오는 2028년 40%(소득이 현 100만원일 때 40년 장기 가입 이후 연금 지급액은 40만원)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연계하게 되면 노인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새정치, "소득 연계만이 해법"=새정치연합은 지난 대선 공약에 이어 지난 3월에 열린 여야정 협의체에서도 소득 연계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득하위 70% 이하에 20만원 일괄 지급안에 이어 소득하위 60%(소득인정금액 70만원, 20만원 지급), 60~70%(소득인정금액 70~87만원, 15만원 지급)에게 차등 지급하되 반드시 소득인정금액과 연계하자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이 같은 안에서 더 물러설 수 있지만 국민연금과의 연계만큼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소득으로 기초연금 지급액을 결정해야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노인 빈곤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경우 소득 인정금액 몇 천원 차이로 인해 기초연금 지급액이 달라지는 이른바 문턱 효과로 인한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노령화가 진행될수록 소득하위 70% 이하에 속하는 노인 인구의 수가 많아져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되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정부가 시행 중인 복지정책 모두가 소득 기준으로 산정돼 있는데 유독 기초연금에만 문턱효과, 금융자산 실태 파악 어려움 등을 내놓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받는 것이고 기초연금은 정부의 복지정책인데 이 둘을 연결시킨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타결 전망=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국민연금 연계라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여야의 협상이 결국 여당의 기초연금안을 골격으로 하되 수혜자의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 재정을 감안해 국민연금과 연계하되 대상범위를 현재의 소득하위 70%에서 최대 80%까지 끌어올리면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 늦추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