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대로 추락하고 청년실업률이 9%를 돌파하는 등 고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고용 감소와 설 연휴 및 취업시즌 도래 등 연초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더욱이 고용률은 넉 달째 60%를 밑돌아 지난 대선 때 '고용률 70%' 달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 증가폭 3년 만에 최저=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98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1,000명 늘었다. 이는 2010년 2월(12만5,000명)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최근 들어 확연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68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0월 39만6,000명, 11월 35만3,000명, 12월 27만7,000명, 올해 1월 32만2,000명으로 감소하다 지난달에는 20만명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지난달 고용률은 57.2%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고용률은 지난해 10월 60.1%에서 11월 59.7%로 떨어진 후 3개월째 6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 한파…청년층 실업률 9% 돌파=실업률은 4.0%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취업자 수 증가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학업ㆍ고령화 등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구직을 시도한 사람보다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실업률 추계에서 제외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40만9,000명 증가해 경제활동인구 증가폭(14만8,000명)보다 많았다.
취업시즌이라는 특성상 젊은층의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1%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이는 구직에 나선 젊은이 가운데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층 실업률이 9%를 넘은 것은 2011년 3월(9.5%) 이후 처음이다. 실제 지난달 취업자 수는 20대가 15만9,000명, 30대가 1만7,000명 감소했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17만6,000명, 60세 이상은 17만명씩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9만5천명ㆍ-5.6%), 도매·소매업(-6만9천명ㆍ-1.9%),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5만4천명ㆍ-7.4%)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줄어들면서 저소득층인 임시일용직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상용직 취업자는 52만9,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 일용직은 26만1,000명 줄었다.
◇위기의 자영업자 '감소세' 유지=자영업자 수도 두 달째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가 전년보다 6만6,000명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자영업자가 1만5,000명, 무급가족종사자가 5만1,000명 줄었다. 자영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11월 3만8,000명, 12월 1만2,000명 등으로 둔화되다 올해 1월(-2만1,000명)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임시일용직과 2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등 고용 사정이 악화된 데는 설 연휴라는 계절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며 "하지만 경기회복 지연으로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