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달탐사 로봇인 로버(Rover)가 진화한 중간 단계 모습이 베일을 벗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주도로 개발되는 로버는 2020년 달로 날아갈 예정이다.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최한 '한국형 달 탐사 출연연 융합연구 및 우주핵심·기초연구 성과 발표회'에서는 KIST가 주도하는 로버의 중간 단계 모습이 공개됐다. KIST가 지난해 말 개발을 마친 뒤 올 2월 공개한 하드웨어에 각 정부 출연연구원에서 개발한 장치들을 융합한 형태다.
로버에는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개발한 초경량 휠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만든 위치센서가 추가 장착됐다. 여기에 KIST가 달 표면에서 로버가 장애물을 인식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넣었다. 한국형 로버 융합연구에는 KIST를 비롯해 항우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재료연구소, 자동차부품연구원 6개기관이 참여한다.
로버 기술검증모델 개발을 책임지는 이우섭 KIST 박사는 "지구에서 달에 신호를 보낸 뒤 다시 받는 데 7초가 걸리는데 그 사이에 로버가 장애물에 부딪쳐 넘어지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며 "올해부터는 다른 출연연의 도움을 받아 융합 기술을 장착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주행 능력이 뛰어나고 달 표면 온도(-170도~+130도)에서도 열 제어를 쉽게 할 수 있는 로버 제작에 초점을 맞춘다. 울퉁불퉁한 달의 지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휠을 여섯 개나 이용하며 몸체도 두 개로 분리했다. KIST에서 개발한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ROBHAZ)의 설계를 응용했다. 로버의 무게는 20kg 수준이며 최대 이동속도는 1초당 4cm이다. 한국형 로보는 미국 등에서 현재 사용 중인 무인 탐사 로버보다 달탐사에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국내 17개 출연연과 대학교 연구책임자가 모인 가운데 ▲달 탐사선 기본 형상의 개념설계결과 ▲우주인터넷 구현 가능성 연구결과 ▲로버 자율주행에 관한 연구 결과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