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미래 성장사업에 2020년까지 13조원 투입

황창규 KT 회장이 증기기관·전기·컴퓨터에 이어 기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산업간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다른 선진국이 ICT·제조업 결합에 국한해 혁신을 추진하는 것을 넘어 ICT로 모든 산업 간 장벽을 허물겠다는 구상이다.

황 회장은 23일 대한민국 통신 130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나라에서 보는 전략은 ICT와 제조업 융합에 한정되지만 KT는 이보다 훨씬 강력하고 진화된 지능형 기가 인프라 위에 모든 산업의 융합을 포괄하는 4차 산업혁명을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아가 바이오·빅데이터 등 개인 생활까지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융합을 꿈꾼다”며 “기가 인프라 위에 모든 산업 간 장벽을 허무는 작업은 인프라·차별화 된 기술·노하우를 모두 갖춘 한국에서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황 회장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지능형 기가 인프라 구축과 미래 성장사업에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가 인프라에 최첨단 관제·클라우드·빅데이터 등을 결합하고, 현재 1기가비트(1Gbps) 수준인 롱텀에볼루션(LTE) 속도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20기가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사물인터넷(IoT)·5세대(5G) 무선통신 등 앞으로 있을 초연결 시대에는 방대한 정보 저장 용량과 이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통신 속도 확보가 가장 기본적인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황 회장은 특히 미래의 통신 인프라는 속도·용량·연결의 개념을 넘어 ‘지능형(Intelligent)’이라는 가치에 도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한 예로 KT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형 보안 플랫폼, ‘위즈 스틱’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파밍 사이트 접속과 웹캠 해킹과 같은 문제를 컴퓨터·모바일기기에 간편하게 꼽는 것 만으로도 원천 차단해주는 장치이다.

황 회장은 “다른 사업자는 따라할 수 없는 KT만의 기술이 담긴 위즈 스틱으로 전세계 사람의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에너지·자율주행자동차·IoT·기가미디어·암 유전체 진단·금융 등 ICT 융합형 서비스에서만 2020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ICT 융합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글로벌 매출 규모도 같은 기간 2조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황 회장은 “이제 KT와 같은 ICT 사업자는 모든 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컨버전스 빌더(융합형 서비스 개척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황창규 회장이 구상하는 4차 산업혁명 수단

1차: 증기기관

2차: 전기

3차: 컴퓨터

4차 ICT융합서비스

△KT 통신 네트워크 속도 목표

2015년 1Gbps

2016년 2Gbps

2017년 4Gbps

2018년 20Gbps

황창규 KT 회장이 23일 대한민국 통신 130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컨버전스 빌더(융합형 서비스 개척자)의 역할과 국내 시장 규모를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