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원 사회적 기업 '메자닌아이팩' 가보니…

직원 3분의 2가 새터민 포함 취약계층
"고기잡는 법 배워서 기뻐요"
종이박스 고객맞춤형 납품
"올 매출 30억원 달성할 것"

새터민과 저소득층 일자리 제공을 위해 SK그룹이 지원한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에서 박상덕(왼쪽 두번째) 사장과 직원들이 종이박스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SK

"북한에서 내려와 제일 어려운 일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것인데 새터민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적응도 쉽고 노력한 만큼 수입도 생겨 만족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종이박스 생산업체 메자닌아이팩에서 작업반장을 맡고 있는 이모(49)씨는 7년 전만 해도 북한에서 여군으로 복무했다. 지난 2003년 탈북한 이씨는 에어컨 부품 생산업체에 다니다가 사회복지재단의 모집 공고를 보고 2008년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메자닌아이팩은 이씨 같은 새터민과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SK그룹과 통일부,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2008년 설립한 사회적기업이다. 전체 직원 33명 중 3분의2를 차지하는 21명이 새터민 등 취약계층이다. 17일 찾은 메자닌아이팩은 추석을 앞두고 각양각색의 종이박스를 만들고 완성된 종이박스를 정리하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공장 한켠에는 청와대에 납품할 봉황 마크가 새겨진 파란색 종이박스 더미가 눈에 띄었다. 기존의 사회적기업들이 주로 정부나 사회단체의 재정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것과 달리 메자닌아이팩은 휴대폰ㆍ와인ㆍ화장품 등을 포장하는 종이박스 판매로 지난해 21억원의 매출과 2,9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매출은 3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덕 메자닌아이팩 사장은 "새터민을 주로 채용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재정자립도 쉽지 않았지만 꾸준한 신규 거래처 개발과 고객맞춤형 상품 납품으로 흑자전환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초기 설립자금 1억5,000만원을 지원한 SK는 이들이 만든 포장 상자를 납품받고 있고 경영컨설팅과 신규 거래선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고기잡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SK는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메자닌아이팩과 같은 사회적기업 지원을 통해 총 1,1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소 사회적기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최태원 회장의 지시로 사회적 기업 육성안을 수립하고 올해 1월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전담조직인 'SK사회적기업사업단'을 출범시켰다. SK사회적기업사업단은 사회적기업 지원 전문 웹사이트 '세상'을 열고 콘테스트를 통한 사회적기업 발굴과 사회적기업가 육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SK는 연내 6개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추진하고 사회적기업 지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오는 2011년까지 총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헌철 SK사회적기업사업단장은 "앞으로도 체계적인 사회적기업 육성과 지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사회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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