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단가 부담 한계…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 산용업 전기료부터 하반기 대폭 오른다
사용량 가장 많은 7·8월쯤 올릴 가능성 커
전력 편중 에너지 소비체계 바로잡기 유도


"발전단가 부담 한계…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 산용업 전기료부터 하반기 대폭 오른다사용량 가장 많은 7·8월쯤 올릴 가능성 커전력 편중 에너지 소비체계 바로잡기 유도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전기요금 딜레마에 빠져 있던 정부가 요금인상이라는 칼을 뺀다. 정부는 그간 발전연료인 유연탄과 국제유가의 가격 상승으로 발전원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생활 안정과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인상시기를 미뤄왔다. 지난해에 전기요금 인상요인만 7.6%였고 올해 상반기만 무려 5.5%에 달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분석은 이미 마쳤다"면서 "다만 시기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피크 때 산업용부터 인상=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해졌다는 정부의 인식은 연료비 상승이 원인이다. 주로 사용하는 호주 유연탄의 올해 1~4월 평균 가격은 톤당 118.1달러. 지난 2006년에 비해 142%가 올랐다. 한국전력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 때 770억원, 유연탄이 톤당 1달러 상승할 때 540억원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상시기는 전기사용이 피크 시점인 오는 7ㆍ8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기사용량이 피크에 달하는 여름철 직전에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상 대상은 먼저 산업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가정용의 경우 가뜩이나 물가압박 등을 받고 있어 쉽지 않고 또 가격차 등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도 요금이 낮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올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은 주택용이 kWh당 가격이 129.97원인 반면 산업용은 73.40원에 불과하다. 또 농사용도 48.27원으로 전기요금의 격차가 사용자별로 너무 크다. 더구나 우리나라 제조업은 일본 제조업에 비해 1.9배의 전기를 더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소비 왜곡 잡고 에너지 절약 유도=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은 에너지 소비체계의 왜곡을 잡고 에너지 절약도 유도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급등한 등ㆍ경유 등의 사용을 줄이고 가격이 동결되고 있는 전기의 사용이 급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도 "전기요금이 규제되면서 1차 에너지인 등ㆍ경유, LPG 소비를 2차 에너지인 전력으로 대체하는 소비행태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에너지소비 왜곡이 가지고 오는 에너지 낭비도 연간 9,000억원에 이른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1차 에너지를 2차 에너지인 전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약 6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기료 인상으로 에너지 절약도 유도할 방침이다. 1982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207.0%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5.5% 상승에 그쳤다. 전기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낮은 전기요금으로 국내 제조업의 GDP 대비 전력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4~2.2배에 이르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경영압박 한전, 올해 적자폭 1조원 훨씬 웃돌 듯=발전단가가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던 한전은 1ㆍ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한전의 적자는 사상 초유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적자폭은 1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은 2조원에도 육박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연료비 단가상승분만 연간 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영실적 악화로 2010년까지 부족자금이 급증하는 등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4조3,000억원에 달했던 부족자금이 올해는 7조1,000억원, 내년에는 7조8,000억원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게 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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