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월 29일] '위기이후 기회선점' 위한 예산편성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은 올해처럼 경제위기 극복에 역점을 두되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서비스 산업 선진화, 4대강 살리기,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녹색성장 등 일자리 창출 및 성장잠재력 확충 예산지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재정사업의 원점 재검토, 기금ㆍ특별회계ㆍ공기업 여유재원 등 다양한 재원 활용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재정의 역할을 지속하되 사업의 효율성 등을 따져 재정건전성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면한 경제위기가 예상 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로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얼어붙었다. 민간 부문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황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위기 이후의 기회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의 주력산업 발굴육성으로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런 면에서 R&D와 녹색성장 재정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리 기업들이 지금 위기의 와중에서도 선방하는 원동력도 바로 기술력이다. R&D 투자를 오는 2012년까지 올해 대비 1.5배로 늘리고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녹색기술과 기초ㆍ원천연구 분야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재정건전성 역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예산편성과 집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재정지출 사업 재고, 세출 구조조정, 복지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예산낭비 방지장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차관은 “위기 이후의 기회선점과 재정건전성 확보가 이번 예산 편성지침의 핵심 목표”라며 “어디에 중점을 둘지는 내년 경제전망에 달려 있으며 7~8월께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크므로 유연하고 탄력적인 예산편성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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