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기존방식서 벗어나야" "합참의장 발언 별 의미 없다" 北 "군 대응조치 취할것" 공세강도 높여
입력 2008.04.03 17:40:37수정
2008.04.03 17:40:37
南측 영해 계속 침입땐 北 "예상외 대응조치" 경고
군당국 "北 주장은 억지"… 긴장 더욱 고조李 대통령 "사태 더 이상 악화대죄 않을 것"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최근 연이은 북한의 대남 강경기류에 대해 '자세 변화'를 요구하며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북한은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우리 해군의 북한 영해 침입을 주장해 남북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9시25분께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인 김영철 중장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측의 어제 입장은 한갓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위협했다. 이는 지난 2일 북측의 '긴장조성 행위 중단'과 '불가침 합의 준수'를 재천명했던 남측 전통문 수용을 거부한 것이다. 북측이 언급한 '군사적 대응조치'의 의미에 대해서는 남북 당국자의 군사분계선(MDL) 통과 전면 차단이나 서해북방한계선(NLL) 해상 위력시위, 동해안 단거리미사일 발사 등의 추가 행동을 뜻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인민군 해군사령부 발표를 통해 또 우리 군이 이날 오전11시45분께 황해남도 강령군 쌍교리 동남쪽 북한 영해에 3척의 전투함선을 들여보냈다고 주장, 우리 측에 "이 수역에 전투함선들을 계속 들이밀면 예상 외의 대응조치가 따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우리 측 해군고속정 3척이 연평도 해상에서 중국 어선의 남하를 통제했을 뿐이라며 북한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으나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군 중장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새 정부는 남북 문제에 있어 전략적 차원이 아니라 가슴을 열고 마음을 열고 대화하자는 것"이라면서 "북한도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며 북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 "북한이 요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사태가 있었으나 저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측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나가겠다는 의지와 남북관계를 새로 설정해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북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오히려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