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모집매출 외국계가 상위권 싹쓸이

크레디트스위스 1위 등 시장 점유율 89% 넘어
회사채 발행은 KB투자증권이 지난해 이어 1위


올 1·4분기에 회사채 발행 주관시장이 1강(KB투자증권) 2중(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개 증권사들이 10~17%가량의 시장점유율로 고른 분포를 보였지만 올해는 상위 3개사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KB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 1·4분기에도 회사채 주관 1위를 차지했고 최근 금융지주와의 연계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회사채 발행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수와 규모와 모두 줄었고 기업공개(IPO)시장과 신디케이트론(은행이 차관단을 형성해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에 중장기자금을 융자하는 집단 대출)도 부진했다.

블룸버그가 3일 발표한 '2014년 1·4분기 한국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기업들이 발행한 원화표시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채권 자본시장 총 규모는 14조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510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ABS를 제외한 원화표시 회사채의 발행 건수는 지난해 1·4분기 87건에서 79건으로 줄어 회사채 발행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투자증권은 회사채 발행시장의 명가답게 올 1ㆍ4분기에도 총 86건, 2조7,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시장점유율은 19.3%에 달했다. KB투자증권은 삼성에버랜드(5,000억원), LG전자(5,000억원), 포스코건설(4,000억원) 등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지난해 전체로 2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총 62건, 2조176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에 2위 자리를 수성했다. 시장점유율은 15.5%였다. 지난해 5위에 그쳤던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들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기업투자금융(CIB) 연계가 효과를 나타내며 3위로 뛰어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총 106건, 2조1,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해 시장점유율이 2위 한국투자증권에 불과 0.1%포인트 뒤진 15.4%를 기록했다. 특히 ABS의 경우 총 88건, 8,380억원 규모로 1위(시장점유율 15.2%)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3위와 4위를 기록했던 우리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은 순위가 한 계단씩 떨어졌다.

1·4분기 해외발행채권은 총 48건, 11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총 38건, 70억2,000만달러)에 비해 58%나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외화표시 채권의 금리가 떨어진데다 국내기업들이 신용등급이 하락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외화표시 채권발행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IPO·블록딜·유상증자 등 국내 주식모집 매출은 총 6,3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가량 급감하며 2010년 1·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모집 매출 상위권은 외국계가 독식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총 2건, 1,690억원 규모를 주관해 1위(시장점유율 26.4%)를 차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서울반도체와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2건의 블록딜을 주관했다. UBS·모건스탠리·씨티그룹·노무라홀딩스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외국계의 시장점유율은 89.1%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 1ㆍ4분기 국내 주식모집 매출 1위를 차지했던 메릴린치와 2위였던 골드먼삭스는 실적이 전무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대우증권이 520억원 규모로 6위(시장점유율 8.2%)에 이름을 올렸다.

1·4분기 IPO시장은 전년 동기에 비해 규모가 크게 줄었다. 전체 3건, 7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9건, 1,820억원에 비해 61.5%나 줄어드는 등 1·4분기 기준으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대신증권·현대증권·대우증권이 각각 1건씩을 성공시켰다. 대신증권은 거래총액이 80억원인 오이솔루션을 상장시켰으며 공시수수료는 3.86%였다. 현대증권은 한국정보인증, 대우증권은 인터파크INT의 상장을 주관했다. 인터파크INT의 거래총액은 520억원으로 거래 규모는 가장 컸지만 공시수수료는 2.0%로 가장 낮았다.

신디케이트론은 총 23건, 24억9,700만달러로 전년 동기(28건, 32억1,200만달러)에 비해 22% 이상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관사 별로 보면 한국산업은행이 총 6건, 5억1,700만달러를 주관해 1위(시장점유율 20.7%)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지주(7건, 4억5,600만달러), 하나금융지주(3건, 2억6,2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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