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13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할듯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여부를 결정한다. 올들어 매달 4% 이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로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최근 김중수 한은 총재의 발언을 보면 이달에도 '금리동결'이 유력하다. 김 총재는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연차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에 무리를 주기는 어렵다"며 연내 동결 방침을 시사했다. 지난 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해 "예상보다 낮은 4% 초반대가 될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한은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고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목표범위상단(4%)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경제성장률은 3% 후반 내지 4% 초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자칫하면 물가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내년 초에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급전직하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재가 유독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도 동결쪽에 힘을 실어준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6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 이른바 '그린북'에서 동결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그린북에 '인플레 심리 차단'이란 문구가 들어가면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데, 이 표현은 이번 달에도 빠졌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는 금리결정보다 향후 글로벌 재정위기와 물가의 향방에 대한 김 총재의 발언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금통위를 전후해 물가 선행지표인 9월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출입물가지수가 발표된다.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는 10~11월 소비자물가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의미가 있다. 수출입물가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급등한 원ㆍ달러 환율이 수입물가에 미친 영향을 볼 수 있는 가늠자다. 최근 재정부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지표인 고용동향(12일)도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고에 얼마나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지 관심사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9월 금융시장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은행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옥죄기'가 약발을 받으면서 주춤해진 모습이지만 전세가 상승 등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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