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달러씩 한국에 투자하던 외국인투자기업이 노조와 한국만의 독특한 노사법규 때문에 올해부터 투자를 중단했다." (에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한국 내 기업 인수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노조 유무 등을 면밀히 검토하게 됐다. 추후 노사갈등이 재연되면 미국 본사에서 한국 철수를 고려할 것이다." (유시탁 전 파카코리아 대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모인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 노동시장에 대해 놀랄 정도의 높은 수위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외국 기업 CEO가 바라본 한국의 노동시장' 좌담회에 참석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 5년간 임금이 50%나 올랐다. 전 세계 GM 사업장 중 이렇게 오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GM 본사 이사회에 가서 한국에서 새로운 차종을 더 생산하자고, 투자를 더 해달라고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GM 30개국 생산지 중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CEO인 내가) 1년에 2~3개월은 임단협에 매여 있다.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때문에 한국에서 추가 투자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지난해 노조원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사무동에 난입해 사무기기를 때려부쉈다"며 "이런 관행이 존재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계 산업용 장비 생산업체인 파카코리아의 유시탁 전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자로 돌아서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는데 노조원이 극렬하게 반대해서 4년간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회사가 승소했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그는 "미국 본사는 한국법인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미 잭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한 외투기업 CEO가 보내온 e메일을 소개하며 "2010년부터 연평균 1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던 한 한 외투기업이 최근 노조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부터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한국만의 독특한 노사 법규는 투자 결정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