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 황제' 타이거 우즈(37ㆍ미국)가 클럽을 발로 차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신(新) 황제'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가 애꿎은 클럽에 화풀이를 해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매킬로이는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서리의 웬트워스 클럽(파72ㆍ7,302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BMW PGA 챔피언십(총상금 450만유로ㆍ우승 상금 75만유로)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로 공동 100위에 머물렀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은 매킬로이는 그러나 보기 5개에 더블 보기까지 1개를 범하면서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매킬로이는 간발의 차로 세계 2위에 자리한 루크 도널드(35ㆍ잉글랜드)와의 정면 승부에서 타수에서 패하고 매너에서도 졌다. 도널드가 4언더파 68타(버디 6개, 보기 2개)로 공동 8위에 올랐지만 매킬로이는 12번홀(파5)에서 네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자 클럽을 집어 던져 갤러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두 번째 샷에서 아웃오브바운즈(OB)까지 냈던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데이비드 갈랜드 경기위원장은 "매킬로이의 행동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경기 테이프를 돌려본 뒤 문제가 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골프팬들은 매킬로이에게 벌금을 물려야 한다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즈의 경우 7주 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클럽을 발로 찬 뒤 팬들과 언론의 거센 비난에 휩싸였었다. 매킬로이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그린을 읽는 데 애를 먹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14일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매킬로이는 BMW PGA 챔피언십에 4차례 출전했지만 톱10 진입은 한 차례뿐이다.
매킬로이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할 경우 도널드는 8위 이상만 해도 세계 1위를 되찾는다. 또 도널드가 2위 이상을 기록하면 매킬로이는 반드시 우승을 해야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2라운드에서 반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미지 손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부진을 날씨 탓으로 돌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매킬로이는 유러피언 투어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인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한편 6언더파를 친 데이비드 드리스데일(스코틀랜드)과 피터 로리(아일랜드)가 공동 선두로 치고 나갔고 어니 엘스(남아공)는 4언더파 공동 8위, 세계 3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2언더파 공동 33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