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단연 암(癌), 그중에서도 폐암이 으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암 사망률은 201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149명에 달했고 그중 34명은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폐암이 이토록 치명적이지만 치료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백신을 맞고 싶어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백신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돈 1달러만 있으면 폐암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쿠바다.
이런 쿠바에 최근 미국이 암 백신을 함께 개발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양국의 공동 개발로 저가 암백신 시대가 도래할 지 세계 의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달러짜리 쿠바산 폐암백신 ‘시마백스’… 독성 거의 없고 생존율 높여
쿠바는 지난 2011년부터 폐암백신 ‘시마백스(Cimavax)’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해 자국민에게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쿠바가 만들었다고 우습게 봐선 안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쿠바는 바이오기술과 의학 연구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한 나라다.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기 때문에 폐암 분야 연구 수준은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이다.
이 백신은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독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대신 종양이 만들어내는 상피(上皮) 성장인자(EGF·epidermal growth factor)라는 단백질을 억제해 암이 몸 안에 퍼지는 것을 방지한다.
부작용도 별로 없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부작용이라고 해봐야 발열과 오한, 메스꺼움 정도다.
또 백신을 맞은 폐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4~6개월 더 살았고 면역 시스템도 상당히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美와 폐암백신 공동 개발 합의…전립선암·유방암 등에 확대 추진도
1달러짜리 폐암백신은 재정적자와 건강보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으로선 솔깃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림의 떡’이었다.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이 백신을 수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은 미국에게 싼 백신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로스웰 파크 암연구소(Roswell Park Cancer Institue)는 쿠바의 분자 면역 센터(Center of Molecular Immunology)와 공동으로 폐암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시마백스가 미국 땅에 건너올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로스웰은 조만간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사용 승인 및 임상 치료 착수 신청을 할 예정이다.
FDA 승인에는 약 6~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통과된다면 1년 안에 임상시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연구진은 시마백스 개발 방법을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췌장암 등 다른 암 백신 개발에도 적용하는 방법을 추진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EGF가 이들 종양에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암 백신을 싼 값에 맞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