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 KAIST 전 이사장, 13년만에 215억원 또 기부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기쁩니다."

지난 2001년 KAIST에 거액을 기부했던 정문술(76·사진) KAIST 전 이사장이 뇌과학 분야 연구에 힘써달라며 학교에 215억원을 추가로 기부한다. 9일 KAIST에 따르면 10일 오전11시30분 서울 리츠칼튼호텔 금강홀에서 정 전 이사장의 기부금 약정식이 열린다. 이번 기부로 정 전 이사장이 KAIST에 기부한 금액은 모두 515억원으로 늘었다. 전액 '정문술 기금'으로 적립될 예정이다. 전북 임실 출신인 정 전 이사장은 익산 남성고와 원광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에는 KAIST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라이코스코리아 대표이사, 벤처농업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1983년 반도체장비 벤처기업인 '미래산업'을 창업한 뒤 코스닥과 나스닥에 상장시켰지만 2001년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후임자에게 경영권을 내주고 일선에서 홀연히 물러나 화제가 됐다. 이어 같은 해 7월 당시 개인 기부액으로는 최대인 300억원을 KAIST에 기부했으며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설치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번 기부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리이며 이를 통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01년 당시 많은 이들이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연구는 어렵다고 말했지만 현재는 바이오 및 뇌과학 분야를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융합연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 데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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