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0조원 글로벌 원전해체시장 공략 나선다

정부가 최근 영구정지(폐로) 결정이 내려진 고리 원전 1호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전 세계 상업용 원전해체 시장이 2050년까지 2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당 시장 공략을 위한 저변 마련에도 팔을 걷어붙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지난 19일 국무조정실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모여 고리 1호기 해체 향후 추진대책을 논의하고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1,500억원을 투입해 미확보된 17개 원전 해체기술 개발을 2021년까지 완료키로 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전 해체 규제와 제도 기준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해체준비(2개) △제염(3개) △절단(5개) △폐기물 처리(4개) △환경복원(3개) 등이 확보해야 할 주요 기술이다.

앞서 정부는 2012년부터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기반기술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38개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관련해 정부는 이들 기술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상용기술 개발 로드맵을 하반기 내에 수립한다. 부처별로는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269억원을 들여 해체·제염 분야 상용기술 13개를 이미 개발 중이며 2018년까지 완료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올해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전 해체 관련 규제 제도와 기준을 마련한다. 정부 관계자는 “원전 해체에 통상 15년 이상이 소요되고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돌입하기 전 최소 5∼6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기간에 부족한 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해체준비(2년)와 사용후핵연료 인출냉각(5년 이상), 제염·철거(6년 이상), 부지복원(2년)를 거쳐 2030년께 해체 작업을 마친다. 특히 정부는 고리 1호기 해체를 계기로 아직 초기 단계인 미래 원전해체 시장에도 긴 호흡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외에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올 하반기 ‘원전해체산업 육성대책’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을 제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전의 건설·운영·해체·폐기물관리에 이르는 전주기적 원전 산업체계를 완비해 나간다는 것이다.

산업부 산하 에너지위원회는 지난 12일 고리 1호기에 대한 영구정지를 권고했고,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주 권고를 받아들여 가동 연장(계속운전)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