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이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따른 실적 개선기대감으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10일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1.63% 오른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5.99%), LG이노텍(5.26%), 금호전기(3.88%), 삼성테크윈(4.10%), 삼성SDI(4.10%), LG전자(2.57%), 삼성전기(2.03%), 하이닉스(2.09%) 등 대부분의 IT대형주가 코스피지수(0.38%)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도 전거래일 보다 2.10%나 올라 대다수 업종보다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기관투자자가 1,210억원을 전기전자업종 매수에 쏟았으며, 증시 전반적으로 매도우위를 기록했던 외국인도 이 업종을 653억원 어치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IT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은 삼성전자가 예상 보다 나은 3ㆍ4분기 실적 잠정치를 공개함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업체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3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3.96%, 12.00%씩 증가한 41조원, 4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장사가 지난 3ㆍ4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주가 강세는 오래 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분야에서 경기와 무관한 실적 성공을 거뒀지만 다른 회사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과 비교할 때 삼성전자만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23.57% 올랐을 뿐 LG전자(-10.06%), 삼성전기(-6.42%), 삼성SDI(-2.78%) 등 다른 상당수 IT업체들은 실적이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미 IT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환율ㆍ스티브 잡스 전 애플 사장 사망 등의 변수에 따른 4ㆍ4분기 실적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IT기업 중에 거의 유일하게 신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며 “다른 업체들의 경우는 4ㆍ4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과 애플 변수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존 예상 보다 3ㆍ4분기 실적이 좋은 업체는 삼성전자가 아마 유일할 것이기 때문에 주가의 꾸준한 강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며 “다만 4ㆍ4분기 실적에 따라 업체들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