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씻기·물 끓여 먹기는 기본… 날음식도 피해야

■ 장마철 건강 지키려면

장마철에는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쉬워 식중독·피부질환 등의 발생이 많아지는 만큼 주방용품은 수시로 소독하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식중독·수인성 질병 조심하고…
이질·장티푸스 번식 빨라 도마·행주 수시로 소독

곰팡이 피부질환 예방하고…
비·땀 섞이면 피부손상 쉬워져… 신발 말려 신고 자주 샤워를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지므로 식중독 등 각종 세균성 감염 질환이 많이 발병한다. 또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지만 증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땀띠와 농가진ㆍ완선 등 피부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피부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전염병은 대부분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데 물ㆍ음식 끓여 먹기, 생야채나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과일 먹지 않기, 용변 후와 식사 전후 또는 조리 전에 반드시 손 씻기 등의 위생관리를 생활화하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에는 장티푸스와 이질 등 수인성질환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수인성질환은 세균이 음료수를 통해 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환자나 보균자의 대변을 통해 전염되기도 한다. 특별하게 장마철에만 사는 세균은 없지만 장마철에 질병이 늘어나는 것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세균의 번식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 살균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 양이 장마철에 줄어드는 것도 세균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데 영향을 준다.

장티푸스에 감염되면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섭씨 40도 안팎의 고열과 두통, 설사증세가 나타난다. 오들오들 떨리고 머리와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먼저 나타나다 심하면 장출혈ㆍ뇌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장티푸스의 70~80%는 오염된 물을 통해 전염된다. 장티푸스 환자라고 모두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변비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과 음식을 끓여서 먹는 습관을 들이고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 과거 병력자는 여름철에는 특히 손을 깨끗이 씻고 주방의 행주나 도마를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이질은 용변 등으로 오염된 물과 변질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강하다. 이질균은 물속에서 2~6주 동안, 흙에서는 수개월간 살 수 있다. 위산에도 잘 죽지 않기 때문에 손에 조금만 묻어 있거나 200개 정도의 균에 감염돼도 이질을 일으킬 수 있다. 구역질ㆍ구토 등 초기 증세에 이어 3~6주 내내 하루 수차례 설사가 일어난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에는 탈수현상을 보여 혼수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이 충분한 수분공급과 항생제 투여 정도가 고작이므로 예방이 최선책이다.

콜레라는 장마 끝에 주의해야 할 대표적 전염병이다. 콜레라균에 감염되면 보통 2~4일간의 잠복기가 지난 뒤 심한 설사와 함께 탈수현상으로 갈증을 느끼는 증상부터 나타난다. 그 뒤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고 정신상태가 불안해진다. 철저한 손 씻기, 음식물 끓여 먹기, 조리기구 청결소독,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 등의 4대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콜레라 발병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수해 지역에서는 수돗물 공급 중단 등 위생상태가 불량해 배탈ㆍ설사 등 식중독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가장 빨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 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시간에서 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된다. 이때 항생제나 지사제 복용보다는 충분한 수분공급 등 대중요법을 쓰는 게 더 좋다. 약물 복용이 오히려 증상을 오래 끌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 게 낫다.

류머티즘관절염 등 골관절계 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장마철이 괴롭다. 장마철에는 기압변화로 인해 특히 염증성 관절염은 관절 부위에서 생성되는 통증 유발 화학물질들의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가 온다고 실내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오히려 관절을 뻣뻣하게 해 관절염을 악화시키고 관절을 굳게 만드는 관절구축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스트레칭 등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 등을 먹는 것도 좋다. 아침저녁으로 온탕에 목욕을 하면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책을 하는 것도 통증을 더는 데 효과적이다.

장마철에는 다습한 관계로 곰팡이 번식이 쉽고 비와 땀 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나 불순물에 의해 피부가 손상될 우려가 높다. 장마철 관리 대상인 곰팡이 질환은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그리고 간찰진 등을 꼽을 수 있다.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조건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장마기간에는 신발을 두 세 켤레 준비하고 번갈아 신도록 하며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뒤 신어야 한다. 완선이란 양쪽 가랑이에 생기는 무좀으로 발에 있던 무좀균이 이 부위로 옮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피부 면이 맞닿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인 간찰진도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생긴다. 목의 주름 부위를 비롯해 무릎 뒤, 손가락 사이, 엉덩이, 가랑이 사이, 발가락 사이 등 피부가 맞닿는 부위에는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뚱뚱한 사람은 접촉 부위에 파우더를 뿌려 마찰을 방지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빗물과 접촉한 후 씻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빗물에 섞여 있는 각종 화학물질들이 피부를 자극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붉은 반점 등 다양한 증상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한다. 증세가 가벼우면 몸을 깨끗이 씻은 후 스테로이드 호르몬연고 등을 가볍게 발라주면 낫는다.

장마철에는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도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번창하기 때문이다.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고 침구ㆍ옷ㆍ커튼 등은 빨래할 때 더운 물에 삶아야 한다.

장마철에는 무기력해져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특히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은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 활동 에너지가 감소하고 울적해지면 몸이 찌뿌듯하고 무거워져 힘든 일이 아니라도 벅찬 느낌을 받는데다 뇌에서 정보처리 능력도 떨어져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해가 뜨는 순간만이라도 꼭 바깥 외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가급적 해가 많이 드는 창가에 앉고 실내 조명을 환하게 하는 게 좋다.

장마철에는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쉬워 식중독ㆍ피부질환 등의 발생이 많아지는 만큼 주방용품은 수시로 소독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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