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하루만에 5조 유출

6월 29일 5조4,000억원 순유출…월ㆍ분기ㆍ반기말 겹치면서 기업 재무 관리 목적 유출 규모 커져
‘위험자산(주식)으로의 컴백’ 전망은 아직


단기 투자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지난달 29일 하루 만에 5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가며 하루 유출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8일부터 이틀 동안 빠져나간 금액만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반기말 재무 관리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인출이 이어지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의 종합통계 시스템인 프리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MMF에서 5조4,040억원이 순유출됐다. 2004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하루 순유출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운용사 별로는 NH-CA자산운용에서 8,275억원이 빠져나가며 가장 큰 유출을 보였고, IBK자산운용(-7,872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888억원), 산은자산운용(-4,37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자산운용와 동부, 삼성, 흥국자산운용에서도 3,000억원 넘는 돈이 유출됐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유출은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기말 기업들의 재무 관리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유출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9일 유출된 자금 5조4,000억원 가운데 98%에 달하는 5조2,700억원이 법인자금이었고, 개인자금은 1,300억원에 그쳤다.

김병모 한국투자신탁운용 기관영업본부 상무는 "최근 변동성 장세와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의 자금들이 MMF 같은 단기성 자금으로 유입돼 규모가 다소 증가했었다"며 "은행권 등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 등을 위해 월말, 기말에 MMF에서 돈을 빼곤 하는데, 이번 감소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MMF는 주로 은행 등 금융권 계정에서 자금 유출입이 활발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MMF에는 월초 돈이 들어와 월말 빠지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며 "특히 지난달 29일은 월, 분기, 반기 말이 겹치면서 유출 규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MMF를 빠져 나온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월말의 이틀치 데이터만 가지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귀환을 점치는 것은 무리”라며 “7월 초 MMF 자금의 유출입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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