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이 평소 종북·반미 성향을 가진 김기종(55·구속)씨가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한 고의적인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김씨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씨의 행적 등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그의 반미 성향이 극단적으로 발현된 고의적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배후인물이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외교사절 폭행,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철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날 오전 종로경찰서에서 가진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김씨는 평소 반미 감정을 갖고 있는데 대사가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과거 행적과 사건 현장 발언 등을 볼 때 평소 북한을 동조하는 종북 성향과 반미 성향이 리퍼트 대사를 흉기로 공격하는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김씨가 사전 준비가 치밀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의 PC 등 디지털 증거를 분석한 결과 김씨는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된 지난 2일 리퍼트 대사의 블로그와 '오바마 키' '키리졸브' 등을 검색하고 범행 전날 형법을 찾아본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 경찰 판단의 근거다.
경찰은 김씨가 리퍼트 대사에 대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신뢰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김씨가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흉기를 행사장에 가져갔다고 진술한 점, 현장에서 대사를 발견하자마자 범행한 점, 칼을 머리 위까지 치켜든 후 내리치듯 가격했다는 목격자의 진술, 상처가 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김씨는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리퍼트 대사도 경찰 방문조사 과정에서 살의를 느꼈다는 취지로 김씨의 처벌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낸다는 게 경찰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김씨의 배후세력과 공조세력이 존재한다면 추가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