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못 들겠네.’ 경찰 간부들이 최근 금품수수 등 비리 혐의로 잇따라 사법처리되면서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과 강남 은행 권총강도 사건 해결로 사기가 오른 경찰이었다. 27일 검ㆍ경찰에 따르면 사행성 게임비리와 다단계 업체인 제이유그룹의 정ㆍ관계 로비 등에 경찰 간부들이 뿌리 깊게 연루, 잇따라 사법처리됐다. 강원 지역 모 경찰서장 정모 총경은 다단계 판매업체 제이유그룹 계열사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지난 23일 서울동부지검에 구속됐다. 경기경찰청의 경우 사행성 게임 단속을 맡아온 경찰관들이 ‘비리 고리’로 연결된 사실이 드러나 잇따라 구속됐다. 경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정모 경사는 5개월간 1,000억원대 판돈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상급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원지검에 23일 구속기소됐다. 박 경위는 카지노바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1억6,000만원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9월 중순 구속됐다. 이밖에 서울경찰청 외사과 이모 경위가 피의자의 구속을 면하게 해준 대가로 돈을 받아 입건됐고,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하이닉스 주식 인수와 관련해 김씨와 이권 관계가 있는 특정 인물을 수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민모 총경이 구속됐다. 20일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대입 특기자 부정입학 수사 과정에서 전ㆍ현직 검사 자녀 3명의 경진대회 대리출품 의혹 정황을 확보했으나 단 1차례의 출석조사 후 무혐의 처리했다가 이 사실이 드러나자 이택순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는 등 체면을 구겼다. 경찰은 대국민 신뢰가 무너질까 곤혹스런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