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의 절반은 최근 3년간 기술개발, 생산, 마케팅 등에서 혁신활동을 한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혁신활동을 추진 경험이 있다’는 기업은 51.3%로 ‘추진한 경험이 없다’(48.7%)는 기업을 근소하게 앞섰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의 절반 가량은 최근 3년간 혁신활동을 추진한 경험이 없는 셈이다. 기업혁신이란 기업이 기술개발, 생산방식, 조직구조나 영업활동 등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을 말한다.
혁신활동수준은 ‘보통’(59.1%), ‘높다’(32.5%), ‘낮다’(8.4%)로 조사돼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기술 미흡, 연구개발(R&D) 부족, 인력 부족 등으로 혁신활동의 결과로 볼 수 있는 생산성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 5월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중소기업 생산성 순위에서도 전체 60개국 가운데 55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혁신활동은 '기술개발'(37.2%), '생산(34.2%), '조직ㆍ경영관리'(16.1%), '마케팅ㆍ유통'(12.5%) 등의 분야에서 추진됐으며, 회사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야는 '기술개발'(40.9%)과 '생산(37.7%)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혁신 추진 방법으로는 '회사 단독 추진'(50.7%)이 가장 많았고, '거래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추진'(18.8%), '외부 컨설팅기관 활용 추진'(18.2%), '대학ㆍ연구소 등 산학연협력 통한 추진'(12.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중소기업은 자원과 기술이 부족해 단독으로 혁신에 나서기보다는 대기업ㆍ연구소와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들과의 연계가 미흡한 결과다.
중소기업들은 혁신활동 과정의 어려움으로 '전문인력 확보'(33.3%), '자금 부족'(23.0%), '노하우ㆍ정보 부족'(22.3%), '임직원의 인식 부족'(21.4%) 등을 언급했다. 혁신의 성과물로는 '생산성 향상'(46.8%), '비용 절감'(19.5%), '조직ㆍ경영관리 효율화'(17.5%), '매출 증가'(16.2%) 등이 꼽혔다.
정부지원제도 이용여부에 대해서는 '이용한 적이 없다'는 기업이 65.7%에 달했다. 그 이유로 ‘정부지원제도가 있는지조차 몰라서’(46.7%), ‘기업현실에 맞지 않아서’(28.4%),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해서’(24.9%)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정부지원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은 가장 도움이 된 제도로 '기술개발비 지원'(43.7%)을 첫 손에 꼽았고, '금융ㆍ세제 지원'(25.2%), '인력ㆍ교육 훈련 지원'(19.4%), '공정개선ㆍ정보화 등 기업역량강화 지원'(6.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중소기업 혁신관련 정책과제로는 '기술개발 및 생산현장 역량 강화'(33.3%), '기술의 사업화 및 시장개척 지원'(23.7%), '우수기술인력 양성 및 확보 지원'(17%) 등이 순서대로 거론됐고,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42.3%)는 대답이 '그렇지 않다'(11%)보다 훨씬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혁신활동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어 정부가 창조경제 정책홍보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