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4월 9일] <1365> 3D 영화

1953년 4월9일, 미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하우스 오브 왁스’가 개봉됐다. ‘인형 박물관의 미스터리(1933년작)’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불렀다. 3D(입체) 영화가 주는 현실감 때문이다. 입체영상은 무성영화 시대부터 선보였지만 정교한 입체화면에 음향까지 여러 방향에서 전달되는 3D영화는 ‘하우스 오브 왁스’가 시초로 꼽힌다. 흥행성적이 얼마나 좋았는지 할리우드에는 공포 3D영화 제작 붐이 일었다. 3D영화는 극장가를 뒤덮다시피 했으나 곧 시들해지고 말았다. 전용안경을 써야 하며 오래 관람하면 두통과 메스꺼움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 탓이다. 제작비는 물론 관람료까지 비쌌던 3D영화는 결국 망각 속에 묻히고 말았지만 요즘 들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통 유발 등의 부작용도 거의 사라졌다. 영화제작사인 ‘드림웍스’와 ‘디즈니’는 앞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을 3D로 제작할 계획이다. 거대 영화사들의 판촉 속에 불과 4년여 전 100여개에 불과했던 미국의 입체영화 상영관 수는 1,300여개로 불어났다. 그만큼 관객이 몰린다는 얘기다. 3D영화는 불법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영화사들이 꼽는 장점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3D영화가 2D(일반 영상)보다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연 3D영화가 영화산업 중흥의 계기로 작용할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점은 두 가지 있다. 완성도 높은 미국산 3D영화가 국내 영화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영화 외에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휴대폰과 게임기기ㆍTV 분야에서 3D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한창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강국인 한국에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차원의 거대시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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