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6개 지방정부의 채무액이 최근 2년새 13%나 증가해 모두 3조8,500억위안(약 69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무액의 78%가 은행권 대출로 지방정부 재정 부실이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밝혔다.
1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기관의 재무감사를 담당하는 심계서(審計署)가 지난 4개월 동안 36개 지방정부의 부채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 잔액은 3조8,476억위안으로 2010년 말에 비해 12.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계서가 조사한 지방 채무액은 순수 지방정부의 채무로 지방국영기관이나 지방국영기업의 채무와 보증채무는 제외됐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의 전체 지방 채무는 2010년 10조7,000억위안에서 지난해 말 15~17조위안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지난해 말 중국 지방정부채무를 GDP대비 15%로 계산했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36%로 추산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4월 지방정부의 채무의 GDP비중을 25%로 산정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36개 지방정부 가운데 16곳은 채무비율이 100%를 넘었고 최고 219%에 달한 곳도 있었다. 또 일부 지방정부는 빚을 내면서 규정을 위반해 담보를 제공하는 등 편법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집계된 부채 가운데 2010년 이전에 빌린 규모는 53.9%, 2011년 분은 16.4%, 지난해 분은 29.7%를 각각 차지했다. 36개 지방정부 중 24곳은 2년전보다 부채가 늘었는데, 이 가운데 12개 정부는 증가폭이 20%를 넘었다.
심계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재정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인민은행, 은감회 공동 명의로 지방정부들에 규정을 위반한 융자 등을 정리할 것을 통보했다"면서 "지방정부 채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