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파워 IT미래를 바꾼다] <4>새로운 활로 개척해야

"대기업-콘텐츠업계 상생협력 강화해야"



"대기업-콘텐츠업계 상생협력 강화해야" [콘텐츠파워 IT미래를 바꾼다] 새로운 활로 개척해야 최광 기자 chk0112@sed.co.kr 지난 11월30일 무역의 날에는 ‘어색한 손님’이 초대됐다. 제조업체들의 잔치인 무역의 날에 문화공연업계로는 최초로 코믹 퍼포먼스 ‘점프’가 ‘100만불 수출탑상’을 받은 것. ‘점프’는 지난해 뮤지컬의 메카로 불리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상연됐으며 세계 공연예술의 최대 시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16개 해외 공연으로 점프가 벌어들인 수입은 110만달러. 난타와 명성황후에 이어 한국의 공연예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음을 입증받은 것이다. 하지만 점프와 같은 사례는 그리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영화와 공연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나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예가 허다하다. 시스템적인 접근을 하기보다는 ‘한방’ 제작에 승부를 걸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융합시대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관련업계 간 협력을 통해 제작부터 유통까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협력보다는 인수’, 관련업계는 후진성 여전=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문화콘텐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 순위로는 세계 9위권이지만 오는 2011년에는 세계 11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내용은 우수하지만 정작 그것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영세할 뿐만 아니라 포털이나 통신업체 등 대기업들도 관련업계와의 협력보다는 ‘인수’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 자생적인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산업 자체도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의 경우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한번 인기를 끈 주제를 똑같이 베끼는 ‘복사’영화에 만족하고 있다. 한때 ‘친구’나 ‘조폭 마누라’ 이후 비슷비슷한 조폭 시리즈가 무더기로 쏟아져나온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음악계도 마찬가지. 비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 동안 한국 가요계는 비슷한 가수들이 비슷한 노래들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안방에서조차 외면을 받는 동안 올해 우리나라 극장가는 다시 할리우드 영화가 장악했고 안방에는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 불어닥쳤다. 콘텐츠업계의 관계자는 “올해 미드 열풍이 분 것은 소비자들이 비슷한 드라마에 식상했기 때문”이라며 “왕의 남자나 괴물의 성공은 기존의 흥행공식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콘텐츠 내용만은 ‘세계 최고 수준’=그렇다고 우리나라 콘텐츠의 내용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질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단골손님으로 초대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87년 ‘씨받이’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배출해냈고 최근에는 ‘밀양’의 주연배우 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같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취화선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타는 등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2명의 감독상을 배출하기도 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도 중국ㆍ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님을 보여줬다. 가수 보아는 일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으며 ‘비’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배용준이 출연한 드라마는 일본 방송사들이 입도선매하고 있다. 태왕사신기의 일본 수출을 앞두고 초콜릿, DVD, 공식 사진첩, 피큐어 등 10여가지 부가상품이 쏟아질 정도다. 이영애가 출연한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도 중국ㆍ홍콩을 넘어서 이란 등 중동 지역에까지 이르고 있다. ◇대기업ㆍ콘텐츠업계 ‘상생협력’ 이뤄야=업계 전반에서 일고 있는 ‘상생협력’의 바람은 바로 이러한 콘텐츠 제작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 형성된 것이다. 이달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김진수 야후코리아 사장을 비롯, 다음커뮤니케이션ㆍNHNㆍ하나로드림 등 포털ㆍ콘텐츠 업체 등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에 ‘상생협력 지원’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동수 정보통신부 차관도 이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콘텐츠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통신사업자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KT는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이미 1,300억원의 투자를 확정한 상태며 SK텔레콤과 KTF 등도 자체 무선인터넷망을 콘텐츠업계에 개방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자와 콘텐츠업체는 공생을 추구해야 하는 존재들”이라며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무선망을 개방하고 서로 윈ㆍ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2/18 17:44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