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06 SK의 날개] SK 그룹은 전형적인 내수기업?

지난해 수출 53%급증 201억달러
국내 총수출 7%·그룹매출의 34%


"No! 우리는 수출 대표업체"
SK그룹은 민간 차원에서 산유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핵심 주체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척박한 한반도의 기업이 멀리 남미, 베트남으로 나가 해저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 SK그룹의 에너지회사인 SK㈜는 지난해말 현재 12개국 20개 광구의 생산ㆍ개발ㆍ탐사에 참여, 총 4억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했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원유 소비량 7억배럴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해외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는 하루 평균 2만4,000배럴로 2010년에는 하루 생산량을 10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한국이 에너지자급화율 10% 목표를 이루는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해외유전 개발은 국내 최대의 정유사를 보유한 SK그룹으로서는 필수적인 사업이기도 하지만, 워낙 수익성이 좋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부문이기도 하다. SK(주)는 지난 해에 예멘과ㆍ페루가스전 등 장기판매계약 체결 등으로 보유매장량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2%와 6% 증가한 3,354억원과 2,096억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무려 65%를 넘는다. 지난해엔 리비아의 NC174 광구와 페루 카미시아(Camisea) 광구의 상업생산을 개시한데 이어 브라질 BMC-8 광구와 인도네시아 방코(Bangko) 광구에서 석유를 추가로 발견 하는 등 해외유전 개발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분 70%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북이베리아(Iberia North) 광구의 탐사작업을 위해 지난해 11월엔 탐사정 시추를 개시했다. SK㈜가 단독 운영권자로 광구에 참여하는 것은 94년 미얀마에서 광구 개발 실패 이후 11년 만이다. 이르면 내년 초 원유의 부존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해 8월에는 페루 88광구(카미시아)와 56광구에서 개발한 LNG를 2009년 하반기부터 18년6개월 동안 연간 420만톤 규모로 멕시코와 미국 서부지역에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카미시아 광구는 단일가스전으로는 남미 최대규모의 유ㆍ가스전으로 SK㈜는 여기서 2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SK㈜의 강한 의지는 사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80년대부터 고(故) 최종현 회장이 종합기획실에 해외자원개발 담당부서를 설치, 해외유전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인 프로젝트다. 최태원 현 회장은 고 최종현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지난 2004년 초 해외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R&I(Resources & International)부문을 신설하는 등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는 향후 러시아 유전 개발과 LNG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ㆍGS칼텍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 지분을 인수했다. 또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기업들과 함께 오만ㆍ카타르 LNG 사업에 참여했던 SK㈜는 최근 예멘 LNG 사업 등 총 4개의 LNG 프로젝트에도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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