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전세계인의 축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시작된다. 최근의 특집방송을 보노라면 장외에서는 벌써 월드컵이 시작된 듯하다.
월드컵의 묘미는 스타 선수의 환상적인 개인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축구 팬에게조차도 다소 생소했던 뜻밖의 스타 탄생이 월드컵을 관전하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지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시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떠오른 스타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도박 스캔들로 2년간 출전정지 상태에 있었던 그는 복귀 후 첫 무대인 스페인월드컵에서 모두 6골을 뽑아내며 이탈리아에 우승의 영예를 안겼고 자신은 최다득점왕과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1982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로시가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2002년 월드컵의 박지성 선수가 있다. 그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골로 우리의 염원이던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고 이후 종횡무진인 활약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고등학교 졸업 후 불러주는 팀이 없어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해야 했던 그를 월드컵의 영웅으로 만든 이는 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우리가 히딩크 감독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는 것은 월드컵 4강이라는 외형적 결과가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던 무명선수의 자질을 발견하고 그 능력이 그라운드에서 충분히 펼쳐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때문일 것이다. 바로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낸 그의 폭넓은 안목에 대한 경의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때때로 소속돼 있는 그룹 일부의 부진 때문에 개인 하나하나의 숨은 자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알고 보면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일상의 용어도 이런 오류가 우리 주변에 깔려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현재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도 '알고 보면 참 괜찮은 종목'이 상당수 존재함에도 일부 문제성 있는 종목 때문에 함께 평가절하되는 안타까움이 있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보면 숨겨진 진주는 어디에든 있다. 진주를 진흙 속에 사장시키는 것은 개인의 불행일 뿐 아니라 사회적 자원의 낭비다. 진주를 흙밭에 버려두느냐 아니면 깨끗이 닦아 그 빛을 누리느냐는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