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오른쪽)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정례회동을 갖고 친박인사의 한나라당 복당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
|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간 19일 정례회동에서 민심 수습책으로 한나라당이 마련한 국정 쇄신안 건의가 불발로 끝났다. 또 다른 관심사인 친박 탈당 인사들의 복당 문제도 이 대통령이 강 대표가 중심이 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여권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민심 이반과 친박 복당 문제로 인한 당내 계파 갈등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뚜렷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당내 결집력 약화를 가져와 총선에서 과반을 획득하고도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상태로 정부는 우군인 한나라당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국정 드라이브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 쇄신안 물 건너 가나=이번 회동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국정 쇄신안은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회동 뒤 브리핑에서 “강 대표가 (국정 쇄신안은) 들고 가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인적쇄신 문제에 대해)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한나라당 쇄신안이 언론에 미리 노출된 데 대해 강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강 대표 간의 회동에서 국정 쇄신안이 거론되지 않은 표면적 이유는 당의 건의안이 초안상태에서 사전에 유출됐기 때문이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정 쇄신안 내용을 두고 청와대와 당의 의견차이가 컸다는 것이 논의배제 배경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민심수습책 건의가 불발된 데 따른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이 언제까지 청와대의 눈치만 봐야 하느냐는 불만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국정혼란이 계속된다면 18대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도록 밀어준 국민들의 질타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과 청와대의 정례회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 주도의 국정 쇄신 추진은 물 건너 갔다는 평가다.
◇친박 복당, 이달 말쯤 가닥잡힐 듯=호주ㆍ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원칙적 복당 허용 결정에 대해 “종전 입장을 바꾼 것은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해 복당 문제가 해결가닥을 잡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현재로서는 이달 말에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친박 탈당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당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당부하며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과 강 대표 중심으로 일의 ‘마무리’를 당부한 것도 청와대 측이 당 지도부 결정에 대한 수용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최고위원회 결정을 수용한 만큼 청와대로서도 이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당내에서는 오는 22일 원내지도부 선출과 박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18대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되는 이달 말쯤 친박 복당 문제가 최종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