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비즈니스 마인드 무장 전문·대형화 주력해야"

'시장개방 대처방안' 마라톤 토론

“이제는 솔직히 변호사의 사업적 성격을 인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변호사도 기업인 이상의 서비스 정신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률시장 개방, 구술, 배심재판 도입 등 법조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국내 변호사들이 살길 모색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18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를 열고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외국의 대처 사례와 최근의 법률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변호사의 대처방안을 주제로 6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론을 펼쳤다. ◇전문화ㆍ대형화만이 살길=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 점은 전문화. ‘법률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변호사의 대처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강봉수 변호사는 “각종 법조문에 대한 해석 능력을 키우는 것은 전문화가 아니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누구나 관심만 가지면 그 정도의 전문적인 정보는 알 수 있다. 변호사가 길러야 할 전문화는 ‘생생한 현실 경험 축적’ ‘관련 네트워크 구축’이며 이를 통해 컨설팅을 해줄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 전문화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펌의 경우에는 이외에도 조직변경이나 경영의 현대화를 통해 대형화를 꾀해야 한다는 게 강 변호사의 주문이다.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은 큰 사건의 경우 전문 변호사를 한번에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가에 따라 수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인 변호사의 경우에는 새롭게 변화된 재판제도에 맞춰 구술변론 능력을 제고하고 사회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강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정 출석이 변호사의 주된 업무였지만 이제는 거래나 협상에 있어 포괄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법률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가 뺨치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해야=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정신과 기업가 못지않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도태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변호사들의 공익적 역할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법률 서비스가 하나의 상품이고 변호사들도 서비스직 종사자들이라는 것은 ‘솔직히’ 인정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개방시 몰려올 영미계 변호사들의 경우, 공익과 의뢰인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철저히 의뢰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입장이다. 강 변호사는 “우리나라 변호사는 아직 권위주의에 젖어 있다는 지적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며 “공익적 성격을 잃지 않는 선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펌도 외부투자 허용을”=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미화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외부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변호사는 “개인변호사나 중소로펌은 축적된 자금이 없으므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이를 공개, 건전한 중소로펌과 전문적인 개인변호사를 양성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안은 최근 법률 서비스 수출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호주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정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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