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서는 부부' 다시 늘었다

경기침체등 영향으로 6년만에… 작년 이혼 12만4,000건


지난해 이혼한 부부가 6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시행된 이혼숙려제의 반작용과 함께 경기침체에 따른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9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2만4,000건으로 2008년(11만6,000건)보다 7,500건(6.4%) 증가했다. 이혼건수는 2003년 16만6,600건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6년 만인 지난해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6년 만에 이혼이 증가한 것은 이혼숙려제에 따른 반작용이란 분석이다. 이혼숙려제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의사를 확인한 후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3개월, 없을 경우 1개월의 숙려기간을 두는 제도다. 2008년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일단 이혼을 다시 생각했던 부부들이 '그래도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며 지난해 대거 이혼 신청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경기침체 때 가정불화가 심해지고 이혼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이혼건수가 2006~2007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조(粗)이혼율이 2.5건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과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혼이 크게 늘어나진 않은 셈이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2008년 이혼건수가 예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기 때문에 지난해 이혼건수가 늘었지만 건수 자체는 2007년(12만4,100건)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기침체기 때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예상보다는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혼 평균연령은 남자는 44.5세, 여자는 40.7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상승했다. 10년 전(1999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4.5세, 여자는 4.3세 높아진 셈이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최근 들어 이른바 고연령층의 '황혼이혼'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20년 이상 동거한 부부의 이혼건수는 2만8,300건으로 전년보다 1,400건, 10년 전(1999년 1만5,800건)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도 지난해 12.9년으로 전년보다는 0.1년, 10년 전보다는 2년 증가했다. 지난해 이혼부부의 주된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가 46.6%, 경제문제가 14.4%였다. 가족 간 불화, 성격차이 등을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으나 배우자 부정과 경제문제는 전년보다 증가했다.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주요국 조이혼율과 비교하면 미국이 3.5건으로 가장 높고 그 뒤를 벨기에(3.3건), 체코(3.0건) 등이 이었다. 우리나라(2.5건)는 오스트리아(2.4건), 헝가리(2.5건), 스페인(2.4건) 등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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