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 국회 방문] "한중일 역사연구위 협력 구축에 도움"

정의화 의장 설치 제안에 "3국 정확한 역사 세우기 긍정적 역할 할 것" 화답
의회 의장단 상호방문도 "상무위원장에 적극 건의"

정의화 국회의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동북아시아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을 위한 '한중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 설치 문제와 관련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미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공식 제안한 상황이어서 일본 측의 반응에 따라 실제 설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장은 이날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 주석을 국회에서 만나 "동북아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한중일 3국 국민의 역사에 대한 공동 인식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공동교과서' 편찬을 지향하면서 역사인식 교류의 장으로 역사연구공동위원회를 설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정 의장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이것은 3국의 정확한 역사를 세우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한국 국회와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의회격)가 지난해 8월 일본의 역사 왜곡 행태를 공동으로 규탄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 같은 활동이) 주변국과 함께 미래지향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매우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 주석은 "중한 양국 간 공동 역사관을 연구할지에 대해 중한일 3국이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며 동북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과의 협의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제안했을 당시에는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이 "환영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히는 것에 그쳤다.

아울러 정 의장은 한중 의회 간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 정 의장은 "한중 의회 수장 간 교류를 하고 싶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 전인대와 한국 국회는 지난날 좋은 기반 위에서 더욱 긴밀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며 "양국 (의회) 의장단의 상호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장 상무위원장에게 적극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양국 입법기관의 교류·협력은 서로의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장을 마련했다"며 "이러한 (의회)교류를 장려하고 있고 강화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정 의장의 제안대로 한중 의회 수장 간 회담이 성사될 경우 국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중 교류·협력 통로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한중 의원 외교협의회'와 '한중 의원 정기교류체제'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수장 간 접촉이 정례화되면 자연스럽게 양측의 접촉면도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시 주석과 정 의장의 면담에는 정갑윤·이석현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심상정 정의당,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와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오 한중의원외교협의회장, 권영세 주중 대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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