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실형 선고보다 자사주 취득이 우선… SK 6% 껑충

1년 10개월 동안 가장 많이 올라


SK가 최태원 회장의 실형 확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1년 10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이 오너 공백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SK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6.08%(1만1,000원) 오른 19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12년 5월2일 6.17% 상승한 후 하루 상승 폭으로는 가장 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날 오전 최 회장이 대법원에서 4년 실형을 받았음에도 주가에는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전날 8년 만에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오너 리스크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체 발행주식의 5% 규모에 해당하는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라 SK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6.1%가량 증가한다"며 "여기에다 예정 기간과 매입 규모를 고려하면 SK는 최근 일평균 거래량의 38.5%에 해당하는 주식을 오는 5월까지 매일 장내매수해야 돼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의 실형 확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SK그룹이 "오너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규모 신규 사업과 글로벌 사업에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음에도 주가에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 그룹의 오너 리스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최 회장 1인이 아닌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점도 오너 공백의 영향을 제한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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