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34)씨는 길이나 사무실에서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찔움찔하는 일이 잦다. 최근 구입한 아이폰을 통해 폭스바겐에서 무료로 제공한 자동차 경주 게임 '폭스바겐 폴로 챌린지'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레이서의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내가 정말 폭스바겐을 몰고 있는 기분"이라며 "이런 차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업과 제품 홍보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완성차 업체들이다. 폭스바겐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폴로' 뿐만 아니라 새 모델인 '시로코R24H'도 3차원(3D) 게임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시회나 신차 출시 소식을 담은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일본의 도요타 역시 태국법인을 통해 무료 레이싱 게임을 선보였고, 포르셰도 비슷한 게임을 만들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 게임을 내놓지 않았지만 현대자동차에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광고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 우리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차종을 선택할 지 고민을 하고 있으며 게임 개발업체와도 접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음료와 주류 업체들도 스마트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코카콜라는 자사의 심벌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버츄얼 크리스마스 라이트'를 앱스토어에 올린 데 이어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콜라병을 돌리는 일종의 다트게임인 '코카콜라 스핀'을 내놓았다. 경쟁사인 펩시도 블록게임인 '펩시케빈'을 선보였다.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라와 있는 기업 관련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은 5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기업들의 관심 대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140개가 넘는 국내 기업들이 트위터에 계정을 만든 상태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신제품 등을 홍보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TV와는 달리 언제나 소비자들과 함께 하는 개인 미디어 기기라는 점에서 광고 효과가 그 어떤 것보다 높다"라며 "앞으로 모든 기기가 모바일화하기 때문에 이에 맞춘 기업들의 마케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