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일(현지시간)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재관여(reengagement)를 목표로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ㆍ인도네시아ㆍ한국ㆍ일본 등 중국 턱 밑에 위치한 국가들과 경제ㆍ안보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유럽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며 서진(西進)전략을 구사 중인 중국과 파워게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가시적인 외교 성과 획득을 통해 중간선거 패배로 상처 입은 지도력 재건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미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은 10일 동안 진행된다. 대통령 취임 이래 최장 해외 순방이다. 특히 첫 번째 방문국인 인도에는 1개국 기준 최장 체류 기간인 3일 동안 머무를 정도로 경제ㆍ안보 동맹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일 예정이다. 중국 견제를 위한 지리적ㆍ전략적 요충지인 동시에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신흥 경제시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인도에 대한 첨단 기술과 첨단 무기 수출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언을 내놓는 등 인도와의 전략적 동맹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킬 예정이다. 미국은 인도가 핵실험을 시도했던 1998년 이후 인도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해 왔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인도네시아 방문에서는 이슬람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G20 정상회의, APEC(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에 참석,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파워를 다시 한번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높은 인기와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자국민들에게 재확인시킴으로써 중간선거 이후 권력을 잡은 공화당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